

너는 흙이다!
사순절의 묵상은 늘 재(ash)로 부터 시작합니다. "너는 죽고 나면 아무 것도 없다. 단 한 줌의 재일뿐인데... 왜 그렇게 잘난 척 하면서 무언가를 아는 것처럼 사니?"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앞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별 거 아닌 존재인지 깨달으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깨닫지 못하면 예수님께서 이 땅에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되고 맙니다. 이번 사순절은 그것을 더욱 깊이 통감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수요일 오후 플로리다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아직 피어나지도 못한 꽃과 같은 수많은 학생들이 죽었습니다. 어린 딸의 어이없는 죽음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 절규하는 한 엄마의 아픔과 분노의 외침을 TV로 보면서는 함께 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슴 아픈 이웃과 함께 애통해 하면서 또 다시 나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 겁니다. 오늘도 별 일 없이 지나간다고 생각하며 무심히 살아가는 우


깨질 때 하나님이 만나주십니다
사람들은 강해지기 원합니다.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독일 신화에 나오는 영웅 지그프리트(Siegfried)는 용을 죽여 그 피로 목욕한 후에 강철처럼 단단한 피부를 갖게 되었고 이후로는 어떤 칼도 뚫지 못하는 무적의 영웅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역시도 그와 같이 어떤 상처도 받지 않는 단단한 피부를 원하고 자기자신을 위한 견고한 성을 쌓아보려고 애씁니니다. 문제는 그러다가 그 견고한 성 안에 갇혀서 결국 시름시름 죽어간다는 겁니다. 그래서 혹자는 차라리 단단한 자기껍질에 둘러쌓인 마음보다는 상처를 잘 받는 마음이 훨씬 낫다고 이야기합니다. 깨지기 쉬운 창이라도 있어야 밖이 보이고 하늘이 보이고 이웃이 보인다는 거지요. 외부의 환경이 좋지 않다고 창문을 벽돌로 다 막아버리면 빛도 잃게 되고 그 안의 생명체는 서서히 죽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깨지기 쉬운 창이라도 필요합니다. 단단한 껍질에 갇